라돈의 공포 – 2편. 문제는 땅이다
지난 12월 ‘라돈, 문제는 집이다.’ 방송 이후 제작진은 폐암 환자들의 제보를 받았다.
150여 통의 의뢰 중,
사는 지역도, 주거 형태도 다른 폐암 환자 68명의 집에서 라돈 방출량을 측정했다.
그 중, 16명의 집에서 4피코큐리를 훌쩍 넘는 높은 수치의 라돈이 측정되었다.
4피코큐리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 집까지 합하면 높은 수치가 나온 곳은 총 27명에 달한다.
토양에서 발생한다는 라돈.
그런데 고층 아파트에서도 높은 수치의 라돈이 검출됐다.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다름 아닌 석고보드.
지난 1편 <라돈의 공포 – 아파트 17층의 미스터리>를 통해
라돈과 석고보드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과연 라돈은 석고보드만의 문제일까?
이제 더는 ‘집’의 문제가 아니다.
피해갈 수 없는 ‘라돈’의 덫.
지금, 당신은 안전한가.
■ 석고보드, 그 이후.
지난 1편 <라돈의 공포 – 아파트 17층의 미스터리>가 방영된 후 시청자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대부분 시청자들은 현재 자신의 주거지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30만 가구의 입주를 앞둔 동탄 신도시의 입주민들도 건축자재에 대한 불안감을 표했다.
그 외에도 많은 시청자가 대책에 대해 문의해 왔다.
무색무취, 토양에서 비롯되는 만큼 관리하기 어렵다는 라돈.
정말 관리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제작진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 결국, 문제는 땅이다.
1. 실내 라돈의 복병, 콘크리트.
제작진은 다시 아파트 17층으로 돌아갔다.
5.2피코큐리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던 아이방의 콘크리트를 채취해 라돈 방출량을 측정했다.
집 한 채에 쓰이는 콘크리트의 양으로 수치를 환산하니 48.5 피코큐리라는 높은 결과가 나왔다.
석고보드뿐만 아니라 콘크리트도 큰 문제였다.
콘크리트를 이루고 있는 주원료 ‘시멘트·모래·자갈’.
이 세 가지가 라돈 방출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멘트 자갈 모래 이게 다 광물질이니까, 광물질은 흙 속에 포함된 방사능 물질이 라돈 가스를 뿜어내듯 실내로 가지고 들어왔을 때 라돈 가스를 뿜어낼 수 있는 개연성이 있어요. 개연성이 있다고 하면 (광물질을) 조사할 필요는 있죠. 근데 아직 그것에 대해서 누구도 조사를 안 했고.“
- 윤동원 교수 / 가천대학교 건축공학과
2. 문제는 땅이다.
제작진은 더 근본적인 라돈의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전국 산지에서 채취한 모래와 자갈의 라돈 방출량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가장 높은 수치가 나온 강원 지역.
강원 지역의 채석장을 찾아가 땅의 라돈 수치를 측정해 봤다.
그곳의 토양에서는 엄청난 양의 라돈이 방출되고 있었다.
4번의 측정결과 모두 10,000피코큐리를 훌쩍 넘겼다.
채석장에서 채굴되고 있던 한 더미의 자갈 역시 높은 라돈 방출량이 나왔다.
높은 수치의 라돈이 검출된 자갈, 그 자갈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그리고 그 콘크리트로 우리가 사는 집이 지어지고 있다.
“토양 중에 이 정도 라돈이 10,000 피코큐리 정도 포함이 됐다고 한다면 이 토양으로 건축자재를 만든다고 했을 때, 그 건축자재가 실내 공간 중에 라돈을 방출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승찬 연구원 / 연세대학교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
■ 위험한 외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익숙한 지하 공간, 지하주차장.
제작진은 지하주차장에서 라돈 농도를 측정했다.
그 중 한 곳에서 6.67피코큐리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다.
왜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온 걸까.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멈춰있는 ‘환풍기’였다.
라돈의 반감기는 3.8일로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축적되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지하공간이 또 있다.
바로 지하철과 지하상가. 하루 평균 690만 명의 이용자가 이용하는 곳이다.
밀폐된 지하 공간이라는 특성으로 지하철 역사 내의 공기는 특별히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라돈 농도가 높은 역사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환경부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다중이용시설의 라돈 농도.
과연 이들의 관리 실태는 어떨까.
“후쿠시마 사태 때 방사능비가 오기 때문에 우리가 집 밖으로 안 나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집안에 라돈 농도가 4피코큐리라고 그러면 후쿠시마 사태 당시에 날아오는 방사능비의 농도가 1mpq(미리베크렐)이었다고 하면 4피코큐리가 한 600bq(베크렐) 되거든요. 1mbq(미리베크렐)하고 600pq(베크렐), 차이가 60만 배입니다. 60만 배 더 많은 라돈으로부터 폭격을 당하고 있는 거죠.”
-조승연 교수 / 연세대학교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
■ 라돈, 정말 피해갈 수 없나.
제작진은 라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체코’를 찾아가
어떻게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미국 뉴저지,
이곳에서는 부동산 거래 시 라돈 농도를 측정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라돈 검사 결과는 계약서상에도 기재 되어 라돈 수치가 일정기준 이상이면 구매자의 계약 철회도 가능하다.
체코도 마찬가지다.
건물 건축 시 라돈 방지 마감재는 기본이다.
게다가 라돈 방출량을 측정하지 않으면 건물의 공사 허가조차 받을 수 없다.
국가에서는 관리할 뿐만 아니라 무료로 측정을 해주기도 한다.
위에 나라들과 비교해
체계적인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공기에 민감한 폐암 환자들은 공기 청정기에 한 줄기 희망을 걸고 있다.
공기 청정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환자들.
공기 청정기의 저감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라돈’
피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제작진은 ‘토양’에 대해 조사함으로써 라돈의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라돈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라돈 관리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또한, 지하철, 지하상가, 지하 주차장 등 다중이용 시설의 라돈 실태를 조사해 집 안뿐만 아니라 집 밖에서도 피해 갈 수 없는 라돈의 실상에 대해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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